전북지역 ‘진보의 정체성과 노동 중심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약칭 진노사) 1차 모임 보고
( 토론 정리한 글을 회람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네요. 최근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의의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독하시고, 공감하시면 적극적인 지지와 2월 모임에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
1.
1월 31일, 진보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당원들이 민주노총 전북본부 소회실에서 모였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참여자들은 정치적으로 매우 다양했고, 무려 3시간가량 여러 주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토론했습니다.
지난 강령개정부터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운동에서 함께 했던 분들 중 일부는 모임 성원으로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취지에 공감하고 앞으로도 함께 협력하겠다고 뜻을 밝혀주셨습니다.
또한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면서 함께 투쟁한 동지들 중 일부는 이전까지 모임을 준비해오는 과정에서 함께 토론하고 진로를 모색했지만, 결국 탈당함으로써 함께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강한 신념과 열정을 가진 그 동지들의 힘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에 너무 아쉽습니다. 비록 모임을 함께 하기는 어렵더라도 밖에서라도 이 동지들과도 협력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토론은 크게 세 가지를 다뤘는데, 첫째, 가칭 진보정체성과 노동 중심성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전국모임 논의 결과 보고와, 둘째 현재 당의 상황과 문제들(중앙, 각 지역 막론하고), 그리고 셋째, 당에 남아 모임을 왜 해야하며 무엇을 할 필요가 있는 지였습니다.
마지막 향후 실천방안 관련한 토론은 진보의 정체성에 관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관련한 토론을 추가 모임을 통해 따로 갖기로 하고, 공통의 기본강령을 향후 확정해가는 것으로 했습니다. 참고로 전국모임이 3월 3일까지 성원들간의 소통과정을 거치기로 했다하며 지역에서도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제출해볼 수 있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지역은 다음 모임을 그 이전 2월 중순 이후 갖기로 했습니다.
전국모임의 논의 결과는 따로 보고글을 첨부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2.
현재 당의 문제에 관한 심도 있고 오랜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좌 클릭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은 도리어 우 클릭함으로써 민주당과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문제인데, 사실상 양강구도가 고착되고 있다는 데 모두 공감했습니다.
이것은 정책적 후퇴와 참여당과의 통합을 통해 선거에서 성공가능성을 높이려한 지도부의 전략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모두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더 근본적으로 민주당과의 이른바 야권 선거연합과 그 속에서 지분 확보하는 전략이기도하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야권연합 전략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는 것, 당이 한미FTA반대투쟁을 주도했을 때가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면, 국회등원과 차별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지지율의 저공비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 되었습니다. (국민의례와 민중의례 병행과 전태일 정신과 노무현정신이 만났다는 중앙의 유인물이 계급적 혼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정치적 정신분열이라는 성토도 이뤄졌습니다)
다른 한편 현재 당은 선거중심주의가 과거 어느 때보다 만연해 있고, 일선에서도 당선을 최우선시 하는 태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도 제기 되었습니다. 울산과 창원에서 시 도의원들이 대국민 약속을 깨고 중간 사퇴하고 후보 출마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고, 서울과 특히 경기도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계파 간’ 이해대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지적되었습니다. (유시민 공동대표의 당무거부, 총선 전후 갈등 심화해 재편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
이는 정책과 관련된 차이 때문이 아니란 점(정책적 하향을 주도해온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와 참여당 계열간 갈등)에서 기성 보수정당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인 것입니다.
지역상황 관련해,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한 점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기존 정당과 다를 바 없는 선거운동 방식과 내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전주 덕진의 경우, 전북고속 투쟁이 있는 지역이고, 이미 지난 해 버스파업이 드러낸 정경유착의 문제를 시민들 사이에 상당부분 각인시킨 만큼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통해 투쟁에 정치적으로 연대하고 여기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나, 그러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선거와 현실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분리시키는 선거중심주의적 태도가 왜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정치적 주도성을 갖지 못하고 도리어 선거를 이유로 거의 연대하고 있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익산의 경우, 한 후보가 노동중심성과 진보의 정체성을 견지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출마하자 참여당 쪽 지역위원장이 집단 탈당한 것이랄지, 익산 갑과 정읍의 경우, 예비후보들이 진보 운동을 한 바 없고, 따라서 민주당 공천을 받을 수 없고,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보다 조직적 지원이라는 이점을 노리고 입당해 출마한 경우들로 의심된다는 지적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민주당과의 차별성, 즉 진보의 정체성을 약화시킨 결과이기도 하고 다시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군산의 경우는 지역 활동의 경험도 없고, 지역 진보진영을 설득하는 노력도 없이 출마한 것이어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3.
이렇듯 문제들이 암울할 정도로 현실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모임이 왜 필요하며,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토론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한마디로 현재 당의 문제들에 비판적인 건강한 당원들의 목소리를 모아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장 요약적으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 참가자의 경우 탈당한 분들의 심정과 다름없는 당에 대한 절망을 표현했고, 심지어 비례투표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까지 해, 여전히 모임에 해소되지 않는 긴장이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잘되면 문제가 더 지속되고 커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과도 연결된 것이기에 모임의 기본 취지와 과 관련한 근본적인 토론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우경화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온 당원들로서 모두 십분 공감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반대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분당 때도 당원들과 대중들은 정치적으로 발전하기보다 사기저하 했는데, 진보운동이 발전하려면 대중의 자신감 상태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지도부의 잘못된 전략을 대중적으로 입증되기 위해서라도 잘못되는 것보다 잘되는 게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때 비판하지 않으면 다른 대안은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그것은 무비판적 지지가 아닌 정확히 비판적 지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실제 탈당이 대안이 아닌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당장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탈당하는 것은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있으나 발전적인 정치적 행위로 이어지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인데, 총선에서도 통합과 우경화에 반대하고 여전히 비판하면서도, 참여당 출신 후보에 대해서라면 모를까 진보 후보에 대해선 비판도 하지만 지지하고 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당장 당에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애초 지적한 문제들이 들어나고 있고, 자칫 총선이후 통합진보당 기획이 차질을 빗고 진보의 재편이 제기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예상되는 상황(권영길 의원의 메일노동뉴스의 인터뷰)에서, 우경적 통합을 반대한 당원들만이 아니라 심지어 찬성한 당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원칙있게 주장하고 활동한 당원들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당원들 속에서 어떤 주장과 실천을 하는지가 더 없이 중요하다는 것. 따라서 비판만하거나 당이 망함으로써 더 나은 대안이 도출될 수 있다고 보는 태도는 맞지도 않고, 당원들을 설득할 수도 없다는 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참가자 중 한분은 지금까지 반대만을 해왔다면 그 이상의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이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따라서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즉 진보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정립하고 하나의 의견그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당장 앞으로 예상되는 논란들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데도 공감했습니다.
4.
진보의 정체성과 노동 중심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우리는 과거 진보운동과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전통이 모임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이라고 여기는 모임이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번의 모임을 통해, 지난 시기 우경화에 반대해 투쟁해온 다양한 동지들이 모여 만든 진노사 전국모임이 결의한 모임의 지향에 동의하고 있고 효과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 전국적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는 데 동의했습니다. 당 지도부의 우경화 시도에 반대해 진보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투쟁하고, 당에서 노동자 중심성이 약화되는 것에 반대하며, 진보정치와 노동을 결합하기 위해 노력하며,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미약하나마 지역에서도 실천해왔던 것으로, 더 힘있게 할 필요가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제 출발점에 선 소수로는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없습니다. 다양한 동지들이 함께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임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모임은 기본 취지에 공감하는 누구나에게 항상 열려있습니다. 현재 모임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개인들(다함께 회원, NL계열 활동가, 노동조합 활동가, 다양한 지역진보운동가 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노동중심성을 지키고자 하는 진보정당의 중요한 정신을 모임 참가자들이 모두 지지했지만, 자칫 소수의 리그로 문턱을 높이는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임의 명칭은 향후 토론과정에서 다시 논의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모임의 약점 때문일 것입니다. 노동자 기반을 가진 진보정당이 우려스런 후퇴를 하고 있는 게 문제의 핵심인만큼, 당내 건강한 비판적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많이 참여해야 하나 아직 그렇지 못한 약점 말입니다.
따라서 조직 노동자들의 참여와 협력적 관계가 강화되어야 하는 과제가 강조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동자 정치가 보수양당 체제로 용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조직노동자들의 자기 목소리 내기가 너무도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 모임에 함께해 민주적으로 토론하며 공통의 요구들을 함께 실천할 것을 제안합니다. 많은 동지들의 관심과 참여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